Tumgik
foggyfinger-blog · 7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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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에서나 내가 좋아하는 음악에서나 ‘my broken pieces’는 진정한 사랑으로
치유될 수 있는 마술적이고 감상적인 상처로 그려진다. 
하지만 당연히, 실제로는 절단면도 엉망이고 가치관적으로도 복잡하게 엉켜서 그 누구도 만지고 싶지 않은 마음의 상처도 있다.
그렇지만 뭐 누군가는 내게 가끔 모자도 씌워주고  메이크업을 해주기도 한다.
진정한 사랑이 아니어도, 나와 주변인들은 모두 엉망진창인 주제에 꽤 서로에게 위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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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ggyfinger-blog · 7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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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한 방법이라면 사진책을 한 장 한 장 넘기며 추억을 곱씹었을 테지만
내 20대의 추억은 폴더속에 있는 관계로, 방향키를 누르며 떠올릴 수 밖에 없었다.
대부분은 끔찍한 시기로 기억되지만 뜻밖의 호의가 꽤 자주 일어났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문전박대 당한 곳에서 지나가던 사람이 -정확히 말하면 평소 비호감이라고 생각했던- 나대신 싸워 안에 들어갈 수 있게 해준 일 이라던가,
아버지가 갑자기 아플때 가깝지 않은 친구가 그날로 바로 돈을 바로 빌려준 일이 라던가,
쌀쌀맞은 동료가 넌 목소리를 더 크게 낼 필요가 있다며 응원해준 일이라던가.
난 괜찮다 어릴때 이유없이 또래에게 맞아서 생긴 흉터가 물리적으로 여전히 남았지만 
이유없이 받은 호의도 내곁은 계속 머물며 너무 추울때면 날 덥혀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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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ggyfinger-blog · 7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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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성도 남성도 아니다. 생물학적인 성은 명백하고 또한 생물학적으로는 이성이 명백한 이들을 좋아한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내가 여성인가 남성인가 물어본다면 나는 어느쪽에도 속하지 않는 것 같다가 제일 맞는 답인것 같다 아직 아무한테도 이야기하지 않은 이야기고 해야할 필요성도 스스로는 별로 느끼지 않지만 굳이 이 사실이 가끔 떠오르는 건 사람들이 내 생물학적 성에 비추어 갖는 사회적 기대감이 나를 어색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여러분 난 아무것도 아니예요! 다른 성염색체를 좋아하지만 그게 내 전부는 아니예요! 그리고 이렇게 태어난것 내가 스스로 이렇게 느끼는 것 그래서 그렇게 행동하는 게 편해요!
라고 주저리주저리 떠들기보단 입닫고 가만히 있곤하지. 그렇다고 비난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나도 죄짓고 사는 멍청한 사람들 중 하나고 자다가 내가 타인에게 상처 주었음을 어느날 문득 깨닫고야 마는 불완전한 인간 중에 하나일 뿐이니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은 인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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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ggyfinger-blog · 7 y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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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ggy finger
나는 항상 안개에서 벗어난 삶을 만져보고 싶었다. 유치원에서는 내 상상 속 친구를 말했다가 거짓말쟁이라고 놀림당했고 10대엔 내 안을 열어보이는 그림을 그렸지만 친구가 적었다. 20대엔 간신히 많은 친구를 사귀었지만  작년부터는 왠지 내가 세상에 선택해서 보여준 내 많은 진실들이 나를 괴롭혔다. 사실 아무 일도 없었다.  여전히 많은 이들이 나를 좋아하고 나와 좋은 관계를 맺으려 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안개속에 있는 나의 손가락들이  다시 걸어들어오길, 다시 깊은 곳에 잠기길 바라며 쉼없이 까딱인다. 아주 가벼운 바람에도 흩어져버릴 것같은 안개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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